[투데이에너지 조재강 기자] 2016년 도시가스 공급량이 2015년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2016년 도시가스 전체 공급량은 222억3,502만5,000m³로 2015년 215억9,498만3,000m³ 보다 3% 증가했다.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은 2016년 106억7,507만7,000m³를 기록해 2015년 103억2,321만6,000m³ 보다 3.4% 증가했다.

서울은 2016년 42억5,537만9,000m³를 기록해 2015년 41억6,620만7,000m³ 보다 2.1%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는 2016년 49억7,101만6,000m³로 2015년 대비 47억6,355만4,000m³ 보다 4.4% 증가했다. 인천 역시 2016년 14억4,868만2,000m³로 2015년 13억9,345만5,000m³ 대비 4.0%로 늘었다.

지방 역시 대부분 작년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광역시의 2015년 대비 2016년 공급량을 보면 △부산 12억9,739만9,000m³ → 13억6,100만4,000m³, 4.9% ↑ △대구 9억2,827만4,000m³ → 9억3,503만3,000m³, 0.7% ↑ △광주 5억6,688만3,000m³ → 5억9,519만1,000m³, 5.0% ↑ △대전 6억1,736만4,000m³ → 6억5,421만8,000m³, 6.0% ↑ 등을 기록했다.

반면 울산은 16억1,817만4,000m³ → 15억3,057만4,000m³, 5.4%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산업용 수요의 급감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 서울시내 한 건물 외벽에 설치돼있는 도시가스계량기.

■ 특정수요 여전 감소

도시가스업계는 반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13년 이후 3년만의 상승에도 웃을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위기다.

향후 성장 지속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2014년부터 감소한 공급량이 지난해 다시 소폭 증가했지만 올해도 이어질지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근거로 도시가스 업황의 특성을 꼽을 수 있다. 도시가스는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아 성수기와 비수기의 편차가 크다. 여기에 최대 수요처인 서울의 경우 보급률이 한계에 다다랐다. 수도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방의 경우 아직은 보급에 여유가 있지만 경제논리에 의해 배관 확장에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외변수인 경쟁연료의 등장은 도시가스 업황을 힘들게 하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이를 반영하듯 2016년 용도별 공급량 중 산업용의 감소는 도시가스 업계의 시름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산업용은 2016년 73억6,670만9,000m³로 2015년 74억927만7,000m³ 보다 약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이 대부분 감소한 반면 인천은 2016년 2억2,057만4,000m³로 2015년 2억820만5,000m³ 보다 소폭 상승했다. 

특히 산업용 수요가 몰려있는 울산, 포항 등의 권역은 산업용 수요의 급감이 지속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 대비 2016년 공급량을 보면 울산은 12억4,706만1,000m³ → 11억4,225만3,000m³로 약 8% 이상 줄었다. 포항 역시 2억7,272만4,000m³ → 2억5,629만5,000m³로 약 7% 이상 감소했다.

산업용의 경우 2016년 도시가스 전체 공급량 중에 33.2%, 약 1/3을 차지하고 있다. 가정용 다음 두 번째로 크다. 산업용의 감소는 도시가스 전체 공급량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도시가스 업계가 감소에 민감해하는 이유다.

집단에너지 역시 감소세가 뚜렷했다. 2016년 4억3,003만m³로 2015년 4억7,389만8,000m³ 보다 약 9% 이상 줄었다.

서울의 경우 유독 감소세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대비 2016년 공급량은 2억3,433만m³ → 1억6,993만7,000m³로 약 27% 이상 급감했다. 이에 집단에너지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일부 도시가스사의 매출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집단에너지의 감소는 최근 얘기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2014년 25개, 2015에도 23개 사업자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손실 규모도 업체당 65억원 정도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는 한 업체는 평균 전력도매단가(SMP)가 발전원가 보다 낮아 팔아도 적자를 보고 있다. 

다시 말해 경제성이 떨어지는 곳을 중심으로 급전지시를 못 받는 등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의 업황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 결과 연료 공급자인 도시가스사 또한 그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집단에너지 공급량의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여타 용도별 공급량이 소폭 증가에도 산업용과 집단에너지의 급감은 향후 도시가스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 가격경쟁력 회복 쉽지 않아

산업용의 경우 당분간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쟁연료인 LPG 등이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도시가스 산업용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이에 LPG업계가 수요 확장을 위해 덤핑 물량 공세를 강화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도시가스의 한 관계자는 “산업단지가 집중돼 있는 권역을 중심으로 도시가스의 산업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급감하고 있다”라며 “LPG 등은 한 달 치 이상을 파격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등 가격우위를 앞세워 수요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도시가스는 제한적인 가격구조로 인해 영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영업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밝혔다.

실제 LPG의 경우 정부 등에 가격 통제를 받지 않아 영업에 유리한 입장이다. 도시가스보다 유연한 가격협상이 가능하다.

그 결과 도시가스의 현 가격구조 체계에서는 가격경쟁력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도시가스는 정부, 지자체의 통제 하에 가격이 결정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매년 적정 이윤 보전을 놓고 지자체 등과 협상의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적정이윤 보전 문제와 경직된 가격구조로 인해 시작부터 경쟁연료에 가격경쟁력이 밀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에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산업용의 경우 이미 수년전부터 공급이 급감하고 있다.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수요회복은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도시가스 업계도 이를 고민하고 있지만 에너지산업 환경의 변화와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는 데 소홀했다”라며 “이제라도 도시가스사 스스로가 위기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울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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