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장성혁 기자] 국내 연료전지시장을 구분하면 정부의 보급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주택·건물용시장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정책이 적용되는 발전용시장으로 나뉜다.

RPS는 강제시장이다. 발전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주체가 일정규모 이상 신재생에너지원 발전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패널티를 부과해 과징금을 부여한다. 이렇다보니 시장에서 발전용 신재생에너지 보급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주택·건물용이다. 보급사업 추진으로 시스템 설치가격의 일부를 지원받고 있지만 시장 소비자의 선택에만 의존하고 있어 보급이 더디다.
 
연료전지는 신에너지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원 지원대상이다. 발전효율이 여타 에너지기기보다 높고 부생되는 열을 합산한 종합효율이 90% 이상으로 작은 면적에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는 분산전원 에너지원이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보급규모가 적고 이에 따른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제대로 확보, 구축되지 못해 부품가격이 여전히 높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더디지만 꾸준하게 연료전지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업이 에스퓨얼셀이다. 2014년 GS퓨얼셀 개발팀이 태양광전문기업 에스에너지와 만나 새롭게 설립한 회사다.
 
에스퓨얼셀은 향후 연료전지시장을 밝게 보고 있다. 기후온난화 대안기술인 연료전지가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시장침투 속도가 빨라지고 결국 생산규모가 늘어나면서 시스템가격도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퓨얼셀은 현재 1kW급 주택용과 5kW급 건물용 연료전지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6kW급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해 KS인증까지 획득했다. 건물용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 최근 출시한 6kW급 연료전지시스템 설치 이미지.
 
건물용은 규모에 따라 발전시스템 용량이 제각각이다. 예를 들어 26kW급 발전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기존에는 5kW급 5기 외 주택용으로 제작된 1kW급 1기가 추가로 필요했지만 이제는 건물용시스템인 5kW급 4기, 6kW급 1기만으로 설치가 가능해져 시스템 호환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주택용시장은 정부의 보조금 규모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보급확산이 더디다. 그러나 최근 건물용시장의 변화가 뚜렷해 주목된다.
 
2014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지침’ 개정이 신호탄을 쐈다. 그해 에스퓨얼셀은 공공건물 최대용량인 경북도청 신청사 60kW급(5kW×12대) 연료전지시스템 설치 수주를 따냈다.
 
지난해부터는 민간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서울시가 지자체 최초 녹색건축물 심의 시 신재생에너지 설치용량에 보정계수를 곱한 가중치를 부여하자 건설사가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에스퓨얼셀이 공급한 건물용연료전지시스템은 최근 급격하게 늘고 있다. 연도별 설치용량을 살펴보면 2014년 110kW, 2015년 175kW에 그쳤으나 올해는 615kW으로 전년대비 3.5배 이상 늘었다. 새롭게 건설되는 용산호텔(145kW), 하나은행 본점(100kW) 등이 연료전지 적용을 확정했다.
 
이러한 설치용량은 내년에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스퓨얼셀의 관계자는 “서울시 조례 발표 이후 민간시장의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라며 “이러한 관심이 내년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최대 1,000kW 이상 큰 폭으로 설치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스퓨얼셀은 시장변화에 맞춰 최근 대표이사를 변경했다. 최초 GS퓨얼셀의 연구소장으로 에스퓨얼셀 창립을 이끈 전희권 전 에스퓨얼셀 상무를 대표이사로 앉혔다.
 
전 대표는 “시장변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시점에 대표이사를 맡게 돼 책임이 무겁다”라며 “연료전지가 새로운 대안에너지원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에스퓨얼셀이 앞장 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에스퓨얼셀은 지난 10월 일본 후지전기와 손잡고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용시장 진출 소식도 알렸다. 부생수소를 바로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100kW급 시스템을 공급해 국내 발전용시장 확산에 나서겠다는 포석이다.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기업과의 협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회사의 관계자는 “남는 부생수소를 활용할 수 있어 이미 몇몇 기업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기존 가정·건물용 시스템에서 발전용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려 사업모델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에스퓨얼셀은 국내 연료전지시장을 발판으로 향후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 세계 최고의 연료전지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 에스퓨얼셀의 연료전지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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