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유난히도 더웠던 지난 여름, 불에 달군 듯한 뜨거운 보도블럭 사이에서 잡초가 자란다.

질경이, 비단풀, 그리고 이름 모를 잔디종류를 비롯해 채송화 한 떨기까지, 또 어떤 녀석들은 까맣게 씨앗을 물고 있는 것들도 있다.

그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말라죽지 않고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모진 목숨부지 하기도 벅찬데 씨앗까지 맺었다니... 울컥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

어디 가서 시원한 물 한 바케스라도 길어다가 쏟아 부어주고 싶다.

“너희들은 부디, 이런 삭막한 곳에서 뿌리를 내리지 말거라.”

수십 년을 정책지원 없이 도시가스라는 거대한 공룡 앞에 속절없이 내몰리고 천덕꾸러기 사고뭉치라는 오명과 함께 마치 잡초처럼 솎아내고 청산돼야 할 구시대 유물의 대명사처럼 돼 버린 우리 LPG판매업계를 보는 느낌이다.

서론이 너무 길다. 지난번에 다하지 못한 얘기들을 하고자 한다. 필자는 이 말을 하고 싶다.

*왜 L·P·G를 땅에 묻으려 하는가? 요즘 농·어촌마을의 현황은 어디 할 것 없이 매우 유동적이다.

광역상수도 한다고 파헤치고, 집 짖는다고 파헤치고, 축사 짖는다고 파헤치고 하수관로 공사 등등... 지하에 매설된 가스관을 건드릴 위험요소는 발에 밟힐 정도로 많다.

1995년 4월 발생한 대구지하철 폭발사고 원인은 무엇이었던가?

마구잡이로 파헤쳐지는 소규모 공사장부터 물길이 지나는 지하수로까지. 만약에 누출된 LPG가 고여 있을 장소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바람도 통하지 않는 어둡고 낮은 곳에 LPG가 모여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잘못 사용하지 말라는 충고로 새겨듣길 바란다.

도시가스사들이 어느 지역에 도시가스 공급요청이 들어왔을 때 경제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을 하는 사례를 경우를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왜 일까?  배관망 관리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때문이다. 그런 시설물들이 한번 설치해 놓으면 앞으로 영원히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고 만약에 시설보완을 해야 될 경우 해당 시골 노인네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가? 아니면 국가가 부담해 주는지 명확하지 않다.

단순히 농어촌 지역에 연료를 싸게 공급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국가가 각 가정마다 200kg짜리 LPG소형저장탱크 한 개씩 무상 지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그리고 판매사업자들은 벌크로리 한 대씩 구입해서 LPG를 공장도가격으로 공급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도 국가에서 보조해 주면 된다.

이미 서민층 가스시설개선사업은 어느 정도 완성단계에 있다.  거기에 소형저장탱크 하나씩 갖다 놓으면 된다. 

배관망사업하는 그 돈의 5분의1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이름만 거창하게 ‘배관망사업’이라고 할 뿐이지 결국 따지고 보면 소형저장탱크를 이용한 공급방식 아닌가? 사고의 전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진도군의 예산부족과 LPG판매소의 반대로 인해 군단위 배관망사업에 차질이 발생했다.

모처럼 기회를 날려버린 진도군도 그렇지만 모두가 같이 갈 수 있는 묘수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이 크다.

산업부와 진도군은 각 가정마다 소형저장탱크 한 개씩 무상 지원하고 진도군 판매사업자들은 서둘러 공급자 조합을 결성하고 벌크로리 몇 대 구입해서 공급에 나서면 될 것이다.

진도군에서 공급자 조합으로 벌크로리 차량을 몇 대 사준다 쳐도 배관망사업을  하는 그 돈의 절반만 해도 돈이 남을 것 같다.

200kg짜리 LPG소형저장탱크 1,000개 또는 1만개면 비용이 얼마나 될까?

배관망사업하는 그 돈에 비하면 한마디로 껌값이다.  더 쉽고, 더 안전하고, 돈은 몇배로 적게 들면서 무엇보다도 모두가 다 같이 갈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있는데도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해서 가려고 하는 이유가 수상할 뿐이다.

정치인이든 누구든 자기 자신 돈이라면 이런 사업을 하겠는가?

당부하건데 이런 사업이 일부 정치인들의 공적, 치적 자랑거리로 변질되지 않도록 모두가 감시해야 한다.

별 소득도 없는 일에(마을단위 LPG배관망사업)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니 하는 소리다.

마을단위 배관망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LPG소형저장탱크 보급사업으로 전환할 것을 건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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