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김녕풍력발전단지 화재 당시 풍력발전기의 2차 사고를 막기 위한 대형크레인이 긴급투입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송명규 기자] 제주에너지공사(사장 이성구)가 지난해 발생한 풍력발전기 화재사고 조사 과정에서 합동조사반에 제작사 관계자를 포함시키는 등 원인규명을 소홀히 했던 것으로 감사결과 밝혀졌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지난 4월 외부전문가를 포함한 감사인력 7명을 투입해 제주에너지공사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해 김녕풍력발전단지 화재원인 조사 소홀 등 총 27건에 대한 부정 행정처리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주에너지공사에 대한 감사는 풍력발전사업 추진실태, 에너지관련 사업 운영실태, 조직운영, 예산집행 등에 중점을 뒀다.

이번 감사에서 제주에너지공사는 지난해 7월 김녕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한 풍력발전기 화재사고 당시 합동현장조사반 주요조사 과정에서 풍력발전기 제작사를 조사반에 포함시키고 위 조사반이 제시한 화재원인 의견 내용만으로 조사결과 자료를 작성해 결론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명확한 화재원인 규명을 위한 정밀조사 추가실시 여부에 대한 논의조차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화재조사 결과를 발표해 종결한 점을 지적했다. 그 결과 풍력발전기 화재발생 원인이 풍력발전기 제조사의 기계적 결함에 의한 것인지, 풍력발전기 유지관리 소홀 등으로 인한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졌다는 것이다.

제주도감사위원회에 따르면 당시 제주에너지공사는 화재발생 이후 태풍 등에 의한 2차사고 사전예방을 위한 블레이드, 로터, 낫셀분리 등의 긴급조치를 완료한 후 각 분야 전문가로 합동연장조사반을 구성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화재현장 상태 점검 및 보존, 화재현장에서 2차사고 예방을 위해 조치해야 할 사항과 화재원인 추정 및 정호가한 화재원인 추정을 위한 정밀조사 실시여부에 대한 의견과 그 외 조치계획 등을 조사했어야 했다.

또한 당시 소방서 조사결과 로터 브레이크 디스크와 캘리퍼의 급격한 마찰열로 낫셀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유리섬유 및 에폭시재질의 낫셀커버 및 블레이드로 연소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됐고 기계공학적 설계 및 제조부품의 작동원리상 오류는 설계 및 부품에 의한 작동오류로 밝혀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이에 따라 당시 합동현장조사반을 구성할 때 발전기 제작사를 조사반이 아니라 입회형식으로 참여하도록 해 공정성을 확보해야 했으며 정확한 화재원인 추정을 위한 정밀조사 실시여부 및 화재원인 규명을 위한 조치계획 수립에 필요한 사항 등을 심도있게 논의한 후 합의된 사항을 정리해 합동조사반 명의로 조사결과를 발표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에너지공사가 이런 과정을 소홀히 해 제작사에 특혜를 제공하고 화재조사 결과 발표내용에 대한 논란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이번 화재원인 규명 업무처리를 소홀히 한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할 것을 제주에너지공사에 요구하고 화재사고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사고피해자에 대한 대책마련 등 체계적인 사고조사 및 후속조치를 위한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통보했다.

또한 향후 풍력발전기 화재 등 각종 재난 및 안전사고 발생시 사고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해 동종 유사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업무를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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